밤은 대답이 없었지
찬 공기 사이로
끊어진 기타의 떨림처럼
색색의 LED만이
새카만 나무들 사이로
별자리처럼만
박힌 채 떨리며
거리를 수놓던
그날의 모습
도시가 우리가 어쩌다
우주가 됐는지
대답할 입은 없어도
부드러운 습기만 이따금
슬픔에 취한 사람을
감싸안곤 했지
고독에 잠긴 사람을
쓰다듬곤 했지
밤은 대답이 없었지
테이블에 앉은
외로운 이방인들의
나직하게 울린 독백만이
공기를 가득 채우고
만나지 못한 말들이
숨에 스미듯
서로의 조각을 들이마시네
도시가 우리가 어쩌다
우주가 됐는지
대답할 입은 없어도
부드러운 습기만 이따금
슬픔에 취한 사람을
감싸안곤 했지
고독에 잠긴 사람을
쓰다듬곤 했지